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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복수, 욕망, 외모 강박 등 사회적 이슈를 강하게 드러내며 2023년 하반기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드라마와 원작 웹툰은 같은 뼈대를 공유하면서도 연출, 전개, 캐릭터 표현 방식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본 글에서는 원작과 드라마가 어떤 부분에서 다른 서사를 보여주는지, 그 차이점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상세히 분석합니다.

파격은 같지만 흐름은 다르다

웹툰 '마스크걸' 사진

원작 웹툰 ‘마스크걸’은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마스크를 쓰고 밤마다 인터넷 BJ로 활동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외모 콤플렉스와 사회적 시선에 억눌린 주인공이 결국 큰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연쇄적인 폭력과 범죄로 이어지는 내용은 웹툰 특유의 다크 한 분위기와 반전을 극대화합니다.

반면 드라마는 전체적인 구조는 유지하면서도 캐릭터의 감정선과 시간 순서를 보다 드라마틱하게 재구성했습니다. 웹툰은 회차마다 시점이 바뀌며 구성이 다소 파편적이고 빠른 반면, 드라마는 에피소드마다 캐릭터 중심으로 묶어서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예를 들어 김모미, 김춘애, 김미모 세 인물을 각기 다른 시간대와 시선으로 조명하면서 하나의 서사를 이어가되 감정 몰입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구성됐습니다.

또한 드라마는 플래시백 기법과 미래 시점 전환을 적극 활용하며, 원작보다 더 복잡한 시간 구성을 시도했습니다. 이로 인해 시청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을 놓치지 않고 집중해야 하며, 몰입도는 오히려 강화되었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캐릭터가 말하는 방향이 다르다

원작과 드라마에서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등장인물의 해석입니다. 웹툰에서의 김모미는 보다 현실적인 여성상으로, 외모에 대한 집착과 열등감, 사회적 박탈감 등이 직설적으로 표현됩니다. 그녀는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며, 복잡한 인간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드라마 '마스크걸' 포스터

하지만 드라마 속 김모미는 보다 극적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배우 고현정과 나나가 각각 김모미의 과거와 현재를 연기하면서, 한 인물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파괴되고 또 변화하는지를 시청자에게 강하게 각인시킵니다. 특히 나나가 연기한 김모미는 외면의 아름다움을 얻었지만 내면의 상처와 트라우마는 치유되지 못한 채 더욱 차가운 인물로 변모합니다.

또한 김춘애(이한별 분)의 캐릭터도 웹툰과 달리 드라마에서 훨씬 입체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원작에서는 다소 희화화된 면모가 있었던 캐릭터가 드라마에서는 고통받는 10대 소녀이자 또 다른 희생자로 묘사되어, 시청자들에게 더 깊은 공감을 유도합니다. 이 외에도 김모미의 어머니, 변호사, 교도소 인물들까지 모두 현실적인 디테일이 추가되어, 드라마는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훨씬 더 명확하게 전달합니다.

콘텐츠 플랫폼에 따른 서사 톤의 변화

웹툰은 상대적으로 잔혹하고 폭력적인 장면을 묘사하는 데 제약이 적으며, 상징과 과장이 혼재된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원작 ‘마스크걸’은 때로는 만화적인 장면 구성을 통해 사회 풍자를 극단적으로 전달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실사로 구현되는 만큼 현실성과 윤리적 시선이 더해져야 했고, 이로 인해 일부 폭력 장면은 완화되거나 시점이 수정되었습니다.

드라마의 연출은 상징적 장면을 최대한 현실적으로 풀어내며, 시청자가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더 넓혔습니다. 특히 시각적 미장센과 조명, 편집, 배경음악을 통해 김모미의 내면 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극 초반, 마스크를 쓴 채 춤을 추는 장면이나 미모가 변한 이후 카메라 앞에서 무표정으로 웃는 장면 등은 내면의 공허함을 잘 드러냅니다.

원작은 개인의 욕망에 의한 선택을 비판적으로 조명했다면, 드라마는 그 욕망이 형성되는 사회적 배경과 구조적 문제를 함께 비춘다는 점에서 더 확장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여성의 외모 중심 사회, 직장 내 성차별, 온라인 공간에서의 존재감 추구 등 복합적 사회문제를 다각도로 접근하며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에 적합한 서사로 진화한 것입니다.

결론

‘마스크걸’은 원작 웹툰의 충격적인 이야기 구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드라마로서 재구성되며 새로운 감정선과 사회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두 콘텐츠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며, 원작을 본 사람도, 드라마로 처음 접한 사람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구성입니다. 원작과 드라마를 비교 감상해 본다면, 같은 이야기가 어떻게 다르게 전달될 수 있는지 그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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